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생활/일기

뚜기

야심한 밤. 자려고 책상에서 일어나 씻고 와서 불 끄려는데 이게 웬일, 방에 메뚜기가 있다. 벽에 있다가 내 인기척에 방문에 가서 붙는다. 녀석들 아무리 우리 집이 만만해 보여도 그렇지 다른 놈도 아니고…. 메뚜기는 집안에서 보기에 그리 흔한 곤충은 아니다. 죽이기는 그렇고 밖으로 내보내기가 막막했다. 전에 온 벌 한 마리는 빈 냄비에 들어간 틈을 타 뚜껑을 닫고 밖에 나가 풀어주었는데, 메뚜기는 이리저리 날기보다는 한두 번 폴짝거리곤 가만히 있는 스타일이라 다른 방법이 필요했다. 큰 비닐봉투의 아가리를 열어 구석으로 몰았더니 비닐 입구에 붙었다. 다행히도 얌전히 있어서 바깥까지 가는 동안 서로 평화로웠다. 남은 여생 잘 살아가기를!